뱃살이 많이 나온 사람이 여전히 높은 열량의 음식을 즐기는 경우가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고기의 비계-내장을 좋아하고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과자도 간식으로 먹는다. 여기에 술이 빠지지 않는다. 고열량 음식으로 인해 복부비만이 된 사람이 열량이 높은 술을 들이키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건강 위험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다.
◆ 술 즐기는 여성, 자궁근종 발생 위험 20% 높아
30대 후반 여성이 지나치게 음주를 즐기면 자궁근종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논문이 국제 학술지 미국 산부인과학 저널(AJOG) 최신호에 발표됐다. 국내 연구진이 20∼38세 여성 중 자궁근종이 없는 151만 2384명을 대상으로 7년 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다.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30~40세에 많이 발생한다.
2년 간격 검진 결과 매년 술을 마신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근종 발생 위험도가 20% 높았다. 술을 마시지 않다가 새롭게 음주를 시작한 여성의 자궁근종 위험도는 비음주 여성보다 14% 높았다. 하루 음주량이 소주 3~4잔 미만이어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12% 높았다. 특히 복부비만이 있는 여성의 경우 음주에 의한 자궁근종 발생 위험도가 더 증가했다.
자궁근종은 폐경 이후에는 대개 크기가 줄어들고, 새로운 근종이 생기는 것은 드문 편이지만 종양이 지속되면 폐경기 후에도 발견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 건강정보에 따르면 폐경 이후에 새롭게 생기는 근종은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나쁠 수 있기 때문에 검진에 신경 써야 한다.
◆ 하루 1~2잔이라도… WHO, 알코올(술)은 1군 발암물질
최근 약간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1군(group) 발암물질이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돼 있던 국민 암 예방 수칙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꿨다. 암에 관한 한 '안전한' 음주량은 없기 때문이다. 소량의 음주로도 간암을 비롯해 식도암, 구강인두암, 대장암,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술 마시면 여성이 더 위험... 알코올 대사 능력 낮아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진다. 알코올이 더 오래 몸속에 남아 후유증이 더 크다. 알코올 혈중 농도가 더 높다. 술(알코올)이 몸속에서 흡수-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아세트알데하이드)이 만들어진다.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과음을 일삼으면 식도나 구강, 대장 등에서 암 세포가 움트기 쉬운 환경이 된다. 간 조직의 손상을 일으켜 간경화의 원인이 되고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 술의 높은 열량... 뱃살 나온 후에도 술 마시면?
술(알코올) 1g 당 7kcal의 열량을 갖고 있고 안주 등으로 인해 열량 섭취가 더욱 증가한다. 술을 즐기면 뱃살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과도하게 살이 찐 사람이 술을 자주 마시면 심뇌혈관 질환, 각종 암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암에 관한 한 적당한 음주량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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