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도 이럴 땐 화난다.
1.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도 어두컴컴한 새벽일 때.
2. 명절날 친척들이 아직도 그 생활에 충실하냐고 뜬금없는 소리할 때.
3. 뉴스에서 실업률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소리를 할 때.
4. 날이 갈수록 혈색이 좋아진다는 소리를 들을 때.
5. 모임마다 계산 대신 분위기로 살아왔건만 다양한 유머와 화술을 겸비한 라이벌이 생겼을 때.
6. 자기보다 먼저 비디오 신 프로를 빌려간 사람이 있을 때.
7. 공짜 술자리에 한 잔만 먹어도 취하는 놀랍고도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8. 이력서 내놓고 전화 기다리다가 전화벨 소리 듣고 급히 뛰어가다가 발가락 문턱에 찧고 전화도 못 받았을 때.
9. 담배 사러 나갔다가 골목에서 공놀이하는 꼬마 애들 공에 멍청하게 뒤통수 얻어맞았을 때.
10. 백수 입문 동기가 취직됐다며 한턱낸다고 할 때.
11. 인터넷 사이트 회원 정보란에 직업란 채워야 할 때.
12. 직장 다니는 친구가 바빠 죽겠다고 엄살 피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