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참아
내노라하는 귀부인 네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자 셋이면 접시도 깨어진다는데 하물며 네명이니 왁자지껄하면서 남이 들으면 낯이 화끈거릴 만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제일 먼저 A 라는 부인이 말하기를
“난 젊은 사내만 보면 그만 온몸이 근질거려 정신이 없어요.
아무래도 난 남자를 밝히는 모양이죠.”
“어머나! 그처럼 기탄없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저도 어디 가만 있을 수 있겠어요.”
하고 B 여인이 말 하기를
“저를 정신없이 만드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술이예요.
내 방 장롱속에 언제나 감홍로를 감춰두고 혼자 홀짝홀짝 마시지요.
참으로 그 맛이란 기막히죠.”
그러자 C 부인이 지지 않고 말하였다.
“그러면 저도 부끄러운 버릇을 말씀하지요.
저는 물건을 훔치는 버릇이 있어요.
남의 집에 가면 그만 저도 모르게 탐나는 물건에 슬쩍 손이 가지요.
하지만 이제까지 한번도 들킨 적이 없지요.”
맨 마지막으로 D 라는 부인은 아무 말이 없었다.
“부인께선 우리들 한테 들려주실 이야기가 아무것도 없으신가요?”
“물론 제게도 있지요.
저는 남의 흉을 보는게 취미예요.
그러니까 지금같은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데 가서 그것을 전하는 것이 저의 취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