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탈모에 좋은 음식들

허준의 동의보감에 보면 '머리털은 혈의 나머지이다(발자혈지여·髮者血之餘)'라는 말이 있다. 즉 혈(血)이 성(盛)하면 머리털에 윤기가 있고 혈이 부족하면 머리털에 윤기가 없으며 혈이 열을 받으면 머리털이 누렇게 되고 혈이 상하면 머리털이 희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의보감에서 탈모를 막는 방법은 보혈(補血) 보정(補精)을 통한 자연 노화의 지연과 머리카락의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남성이건 여성이건 이에 적합한 약재를 처방했다. 특히 여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보다는 임신과 출산 등 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약물들이 비교적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탈모 예방과 치유에 좋은 약재와 식품을 소개한다.

◆오디= 한방에서 흑상심(黑桑？·익은 오디)으로 불리는 오디는 술을 빚어 먹으면 희어진 머리털을 검어지게 한다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다. 또 본초강목에는 익은 오디 600g을 올챙이 한 되와 함께 병에 넣고 마개를 막아서 동쪽 처마 밑에 100일 동안 매달아 두면 다 녹아 거멓게 되고 풀기가 있게 되는데 이것을 희어진 머리털이나 수염에 바르면 옻칠한 것같이 검어진다는 표현이 있다. 오디는 현대의학에서도 인정받는 좋은 약재이자 식품이다. 비타민C가 풍부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동맥경화를 치료해주고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참깨= 중국에는 "참깨 100알을 먹으면 만병이 없어진다. 1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배고픈 줄 모르고 전신의 피부가 고와지며, 2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3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빠졌던 이가 다시 나고, 4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물과 불에도 데지 않고, 5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뛰는 말보다 빠르고 장수하리라"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한방에서 호마(胡麻)라고 부르는 참깨 역시 생기름을 내서 머리에 바르면 머리털이 나온다고 돼 있다. 참기름은 다른 식용유보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B1·B2, 철분, 칼슘 등이 많다. 동맥경화, 고혈압, 갑상선 기능에도 효과가 있다.

◆당귀= 당귀는 부인병의 중요한 약재다. 당귀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약간 달다.

당귀는 성질이 따뜻해서 몸이 찬 사람의 피를 만들어내 어지러움과 두통을 없애주고, 피순환을 촉진한다. 특히 머리에 피가 잘 흐르도록 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흰머리로 변하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 생리불순에도 효능을 보인다. 그래서 당귀는 여성질환에 많이 들어가는 약이 됐다. 임신, 출산으로 탈모현상이 나타날 때도 당귀가 추천된다. 현대의학의 임상실험에서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었고, 진정작용과 진통효과도 인정됐다. 한편 당귀는 명치 밑이 자주 아프면서 체하고 대변을 묽게 보는 사람에게는 신중하게 처방하라고 기록하고 있다.

◆ 검은콩= 흑두(黑豆)라고도 불리는 검은콩은 한방에서 탈모 예방이나 치유와 관련해 가장 많이 추천되는 식품이다.

동의보감 등 각종 한방서는 콩, 특히 흑두의 약성을 대단히 높게 평가한다. 해독제로 효능이 뛰어나 독극물을 잘못 먹고 중독증상을 일으킬 때 콩이나 콩깍지를 달여 먹이면 효과가 있다. 감초까지 더해 달이면 그 약효가 더해져 '감두탕'이란 처방이 생겼을 정도다. 검은콩을 상복하면 콩팥 기능을 보강하고 부종을 제거한다. 또 신장이 약한 사람에게도 검은콩이 좋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탈모에 대해 신장 기능이 허해서 생긴다고 했다.

◆ 석류= 석류는 동의보감에 '성질은 따뜻하며, 맛이 달고, 시며 독이 없다. 목 안이 마르는 것과 갈증을 치료한다. 폐가 상하기 때문에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고 돼 있다.

석류가 탈모 예방에 좋은 이유는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피부의 탄력성에 주로 관여하는 콜라겐의 합성을 도와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건강한 피부를 가꿀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효과는 두피에도 그대로 이어져 모발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석류에는 비타민A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야맹증을 예방해주고 눈의 건강 유지에도 좋다. 석류에는 칼슘, 미네랄, 무기질 등이 함유돼 있어 피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해준다.

＜도움말 = 이용양 동의보감한의원 원장·동국대 한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