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부인
몹시 추운 12월 어느 날 뉴욕시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합니다.
열 살 정도 된 작은 소년이 브로드웨이 가의 신발가게 앞에 서 있었습니다.
맨발인 소년은 치아를 부딪칠 정도로 심하게 떨면서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측은하게 지켜보던 한 부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꼬마야!
진열장을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유라도 있는 거니?”
“저는 지금 하느님에게 신발 한 켤레만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중이에요.”
부인은 소년의 손목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부인은 우선 여섯 켤레의 양말을 주문하고,
따뜻한 물이 담긴 세숫대야와 수건을 요구해서 가게 뒤편으로 소년을 데리고 가서 앉히더니,
무릎을 꿇고 소년의 꽁꽁 언 차거운 발을 씻긴 뒤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었습니다.
부인은 점원이 가지고 온 양말 중에서 한 켤레를 소년의 발에 신겨 주었습니다.
소년의 차가운 발에는 이윽고 따뜻한 온기가 스며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부인은 신발과 여섯 켤레 양말도 사 주었습니다.
남은 양말은 도망가지 않도록 끈으로 묶어 소년의 손에 꼭 쥐어 주면서 소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꼬마야, 의심하지 말거라.
자 이제 기분이 좀 나아졌니?”
소년은 엷은 미소를 띠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부인도 살짝 소년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그녀가 가던 길을 가기 위해 몸을 돌리려는 순간, 소년이 부인의 손을 잡고는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눈에 물기를 가득 머금고 물었습니다.
“아줌마가 하느님의 부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