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 빈혈 심하다면 중증질환 징조일 가능성 커
어딘가 오래 앉아있다 갑자기 일어났을 때, 또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갑자기 '핑' 돌며 어지러울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어지럽고 피로감을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빈혈 증상 때문일 수 있다. 빈혈은 적혈구 숫자나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다. 두 가지 모두 떨어진 경우도 있다. 헤모글로빈은 철분이 포함된 단백질. 폐에서 신체 조직에 산소를 전하고, 이산화탄소를 다시 폐로 옮겨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에 건강한 적혈구를 생산하지 못하거나 많이 줄었다면 몸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 숨이 차고 어지럼증, 피로감, 두통, 창백한 피부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 몸의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는 15g/㎗ 정도. 그보다 낮을 때 문제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론 6개월~6세 어린이나 임산부가 11g/㎗ 이하, 6-15세 사이 청소년이 12g/㎗ 이하, 15세 이상 남성이 13g/㎗ 이하라면 '빈혈'로 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빈혈로 고생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빈혈 환자 수는 2018년 60만4834명에서 2022년 67만5747명으로 11.72% 늘었다. 해마다 2.8%씩 증가한다. 그런 추세라면 올해는 69만4천여 명. 무려 70만 명에 육박한다.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는 15g/㎗..."남자도 13g/㎗ 이하면 빈혈"(WHO)반면 30, 40대는 임신 출산 등으로 자궁에 변화가 많아서다. 생리 과다에 따른 빈혈도 있다. 50대 이후부턴 어떤 질병 증상이 빈혈로 나타나는 시기. 그래서 폐경 이후에도 빈혈이 심하다면 이를 의심해볼 만하다. 물론 위나 장 기능이 떨어지며 단백질과 비타민 B 흡수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악성 종양이나 신장 질환 같은 질병 탓일 가능성도 크다. 남성에게 나타나는 빈혈 원인은 조금 다르다. 생리하지 않기 때문에 빈혈이 있다는 것은 체내 어디선가 피가 새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년층 남성은 위암, 대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다. 또 빈혈을 내버려 두면 적혈구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심장에도 무리가 간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황혜림 과장은 9일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방출하게 되어 울혈성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등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인 환자가 빈혈을 버려두면 낙상 등 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빈혈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적혈구를 정상 범위로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건강검진 받을 때 피검사 결과를 조금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황 과장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낮다면 빈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헤모글로빈 수치는 너무 높아도 고혈압, 혈전 발생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식후 커피 한 잔... "빈혈, 당뇨병의 적"특히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경우라면 철분 섭취 요구량이 더 늘어난다. 게다가 태아는 배 속에 있을 때 받은 철분을 저장했다가 생후 6개월까지 사용한다. 엄마가 철분이 부족하면 유아 빈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철분이 많이 든 식품은 간, 굴, 살코기, 조개, 달걀 노른자 등이 있다. 그런데 철분 흡수를 도와주는 것이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C. 그 중 동물성 단백질은 육류와 어패류에 많다. 비타민C는 감귤류와 딸기 등 과일과 채소에 많다. 반면, 빈혈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라면 식후 커피나 녹차, 홍차 등은 금물이다. 커피에 들어있는 타닌 성분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철분이 많은 음식으로 충분한 식사를 했더라도 커피 한 잔이 그런 노력을 헛일로 만들 수 있다. 녹차나 홍차도 마찬가지. 식사 도중과 식후 1시간 이내에 커피, 차, 청량음료를 마시는 습관은 '빈혈의 적'이다. 당뇨병에도 좋지 않다. 커피 속 카페인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특히 당분이나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 커피를 마시면 혈당이 더 상승하고, 또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 카페인이 인슐린 민감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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