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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데 치매? 원인 살펴보니 '술 때문이야'

eyedoctor 2024. 1. 11. 21:15
치매는 나이 든 노인에게 생기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 퇴행성 치매로, 노화가 진행된 노인에서 발생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젊음이 치매를 막아주는 부적은 아니다. 젊어도 술을 자주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일이 잦다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알코올성 치매는 65세 미만의 젊은 치매 환자의 약 10%를 차지한다.

 

◇술, 신경세포 죽이고 뇌 위축시켜
물처럼 마시는 것도 아닌데 술이 치매에 얼마나 영향을 주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술은 생각보다 더 치매에 큰 영향을 준다.

 

알코올은 단기적으로는 기억과 판단을 포함한 사고과정을 매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교란시키고 신경염증을 초래한다. 장기적으로 과다 노출될 경우 신경세포의 사멸과 뇌 위축을 유발한다. 알코올에 의한 뇌 손상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구조물을 변화시키는 것 외에도 소뇌 및 뇌간의 뇌 손상으로 인해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안구운동장애 등의 증상도 유발할 수 있다. 즉, 술을 많이 마시면 우리 뇌는 반복적인 손상을 입게 되고, 이는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진다.

 

◇알코올성 치매 위험 신호 '블랙아웃'
그렇다면 알코올로 인해 뇌가 손상, 치매 위험이 커졌단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코올성 치매의 주요 위험 신호는 흔히 ‘필름이 끊긴다’라고 표현하는 블랙아웃(black-out)이 있다. 블랙아웃이란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는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에 이르게 된다"며 "블랙아웃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면 본인의 음주 습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알코올성 치매의 또 다른 증상은 성격 변화다. 뇌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알코올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임재성 교수는 "알코올성 치매가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비교적 초기부터 충동적 또는 폭력적인 성향을 띠는 것은 전두엽이 손상되기 때문이다"며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성을 보인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심될 땐 적극적으로 치료 시작해야
알코올성 치매가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치료와 금주 프로그램 병행해야 효과가 더 좋다. 임재성 교수는 "알코올성 치매는 즉시 술을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미 뇌 위축이 진행되어 비가역적인 상태가 오기 전에 치료와 금주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성 치매가 발병할 확률이 높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스스로 술을 끊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 사람들이 의료기관의 금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과음과 폭음을 피하고 평소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